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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는 엉덩이로 하는 것?

일본야구

by 야구멘터리 2011. 12. 2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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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호치 캡처.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혼다 유이치는 엉덩이 근육 강화를 통해 내년 시즌 도루 목표가 80개라고 밝혔다.


2011 시즌 일본 프로야구 도루왕은 혼다 유이치(27)다. 올시즌 60개의 도루로 2년 연속 도루왕에 올랐다. 2008년에는 29개에 그쳤지만 2009년 43개를 기록하며 발 빠른 주자로서 가능성을 보였고 2010시즌에는 59개로 결국 도루왕을 차지했다. 

올시즌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퍼시픽리그 제패는 물론, 재팬시리즈까지 우승하며 '완전 우승'을 차지한데에는 리그를 압도하는 도루 숫자가 큰 힘이 됐다. 소프트뱅크는 올시즌 180개의 도루를 했고, 그 중 3분의 1이 혼다의 발에서 나왔다.

삼성과의 아시아시리즈에서도 혼다의 발은 위력적이었다. 아시아시리즈에 참석한 한 삼성 코치는 혼다의 주루 능력을 보고 "한국프로야구에서 뛰었다면 한 경기에 1개씩 133개의 도루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아시아 야구는 물론 전 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던 한국의 발야구는 일본 프로야구의 한 단계 성장한 '발야구'에 밀리는 모양새다.

혼다는 지난 24일 소프트뱅크와 연봉 2억엔에 계약했다. 지난 시즌 연봉 1억1000만엔에서 무려 9000만엔이나 올랐다. 오릭스에 입단한 거포 이대호의 연봉이 2억5000만엔인 것과 비교할 때 혼다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게 하는 금액이다. 혼다는 소프트뱅크와 계약하며 내년 시즌 목표를 내걸었다.

무려, 도루 80개.

일본 프로야구 한시즌 최다 도루 기록은 1974년 한큐 브레이브스의 후쿠모토 유타카가 기록한 94개다. 이후 80도루에 성공한 선수도 없었다. 혼다는 "지금 야구의 한계에 도전한다"고 기백있게 밝혔다.

한 시즌 80도루가 불가능해 보이지도 않는다. 혼다는 올시즌 소프트뱅크의 2번 타자로 뛰었다. 1번타자는 가와사키 였다. 이 때문에 혼다는 올시즌 희생번트를 53개나 대야 했다. 그런데 가와사키는 올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내년 시즌 가와사키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뛴다. 혼다가 1번을 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출루기회가 많고, 그만큼 도루 기회도 늘어난다. 혼다는 "도루 시도 숫자를 90개 정도로 하고 도루 실패를 10개 이내로 막는다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세조정 하나가 더 들어간다. 혼다는  “도루 실패 상황을 분석해 보면 리드할 때 엉덩이에 힘을 주는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루할 때 스타트를 하는 힘은 여러가지가 필요하지만 그 중 하나가 엉덩이의 힘이다. 고관절을 중심으로 한 주변 근육의 힘이 스타트의의 힘을 키울 수 있다. 밸런스라고 함은 좌우 엉덩이에 힘을 분배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밸런스를 제대로 가져갈 수 있다면 혼다의 도루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도루는 막연히 발로 하는 게 아니라, 혼다에 따르면 엉덩이로 하는 것이다.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근육은 역시 몸통을 중심으로 한 코어다. 스피드는 코어 근육에서 나온다. 그것은 단순히 발의 빠르기 뿐만 아니라 투수의 구속, 타자의 스윙 스피드도 마찬가지다. 양준혁이 현역 막판 타율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오른쪽 옆구리와 엉덩이에 이르는 근육을 강화한 덕분이었다.

스포츠 호치에 따르면 혼다는 이를 위해 자신이 직접 고안한 10가지 이상이 고관절 강화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엉덩이 근육의 미세 조정으로 80도루 달성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은 일본 특유의 세밀한 야구를 드러내는 장면이다. 

한국 프로야구 역대 한시즌 최다 도루 기록은 이종범이 1994년 기록한 84개다. 전준호가 1993년 75개를 기록했고 이종범이 1993년 73개를 기록했다.

한국 프로야구 발야구는 지난 시즌 이대형의 부상으로 약간 주춤한 모양새다. 한국의 발야구는 과연 엉덩이 근육이라는 야구의 세밀한 부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지금껏, 도루를 설명할 때 엉덩이를 설명하는 이는 지금 NC 코치로 가 있는 전준호 외의 선수를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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