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⑬2(two, second)-2015 KS3

이용균의 가을야구

by 야구멘터리 2015. 10. 29. 10:29

본문

두산의 two punch 장원준은 이번 가을 자신의 존재를 증명했다.

3차전은 1승1패에서 시작됐다. 1승1패에서 2번째(second) 승리를 먼저 따내는 팀이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것은 12번 중 11번, 91.7%였다. 두산 선발은 이번 가을, 팀의 2선발(second)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장원준이었다. 초구 144㎞ 직구가 삼성 1번 구자욱의 방망이를 부러뜨렸다. 공 끝에 힘이 있었다. 

장원준은 지난 겨울 두산이 창단 뒤 처음으로 영입한 외부 FA 였다.(3년전 홍성흔은 복귀에 가까웠다) 4년 84억원을 들였다. 이번 가을, 앞선 3번의 선발 등판에서 19이닝 동안 6점만 내줬다. 2승0패, 방어율 2점대(2.84)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날 두 팀은 모두 1번 타자를 교체했다. 두산은 1차전에서 손가락을 다쳐 6바늘이나 꿰맨 정수빈이 지명타자로 돌아왔다. 삼성은 이승엽을 빼고, 구자욱을 기용하며 1번에 투입했다. 두 팀 벤치가 선택한 1번 승부수는 통했다. 구자욱은 1회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폭투 때 2루에 갔고, 나바로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삼성이 이번 시리즈 첫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장원준은 나바로를 상대로 주무기 슬라이더가 아닌 커브를 던졌다가 적시타를 허용했다.

장원준의 위기는 거기까지였다. 나바로에게 안타를 내준 뒤 이후 20타자를 상대로 안타 2개, 볼넷 1개만 내줬다. 스트라이크 존 좌우폭을 깊이 이용하는 기술도 뛰어났지만, 장원준의 세컨(second) 피치 슬라이더가 빛났다. 슬라이더는 좌우는 물론 높낮이를 다양하게 가져가며 삼성 타자를 묶었다. 브레이킹이 좋은 슬라이더는 마치 체인지업과 같은 효과를 가져왔다. 

장원준의 호투는 뒤를 받쳐주는 두산 수비들의 도움 덕분이었다. 8회 김현수의 호수비에 장원준이 모자를 들어 답하고 있다.

장원준의 공을 받는 포지션 넘버2(two), 포수 양의지의 볼배합도 빛났다. 3-1로 앞선 6회 1사 1루, 나바로 타석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슬라이더가 나바로의 뒷발을 향해 날카롭게 꺾이며 떨어졌다.(백 풋 슬라이더) 나바로는 마치 박석민처럼 온 몸이 돌아가는 헛스윙을 하며 타석에서 무너졌다. 5구째는 143㎞짜리 높은 직구, 나바로의 방망이가 또다시 허공을 갈랐다. 앞선 타석까지 1안타로 침묵하던 최형우가 당겨치는 스윙 대신 좌익수쪽으로 2루타를 때렸지만, 박석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막았다. 체인지업 처럼 움직이는 높은 슬라이더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삼성의 3~5번은 이날 12타수 2안타로 묶였다.

왼손 2번째(second) 손가락을 다친 정수빈은 장갑 2번째(second) 손가락 자리를 가위로 잘라내고 경기에 나섰다. 볼넷 2(two)개를 골랐고, 2루타 1개를 때렸다. 두 팀의 1번 타자가 나름의 활약을 펼쳤지만, 2번(second) 타자에서 차이가 생겼다. 박해민은 2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6회 배영섭으로 교체됐다. 두산 2번 허경민은 1회 안타를 때렸다. 당해 연도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타이기록(21개)이었다. 5회 무사 2루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기회를 이어간 것 역시 결정적이었다.

장원준의 호투 속에 두산은 2번(two)의 무사 1·2루 때 나온 희생번트 2개(twp)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했다. 5회에는 3번 민병헌에게도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결정적인 2점(two)이 6회 나왔다. 1사 만루, 허경민의 2루 땅볼 때 삼성 2루수(second baseman) 나바로는 유격수 토스 대신 무리하게 2루 베이스를 찍고 1루로 송구했다가 그 공이 뒤로 빠졌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두산은 이번 가을을 통해 주전이 아닌 '2번' 들의 활약으로 더욱 성장하고 있다. 제 자리를 찾지 못하던 박건우가 4회 역전 결승타를 때린 뒤 주먹을 쥐며 1루로 뛰어가고 있다.

장원준의 호투가 이어졌다. 장원준의 앞선 가을 성적은 6경기 1승(구원승) 1패가 전부였다. 방어율이 6.14나 됐다. 가을에 약한 투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어쩌면 그저 기회가 없었을 뿐인지도 모른다. 아니, 수비의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두산의 내야수들은 장원준의 타구를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8회 1사 1루, 나바로의 좌선 2루타성 타구를 두산 좌익수 김현수는 전력질주 뒤 미끄러지며 땅에 떨어지기 직전 걷어냈다. 비 때문에 2번(two)이나 중단됐음에도 자리를 끝까지 지킨 두산 팬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불펜이 엷은 두산은 2명의 투수로 경기를 끝냈다. 마무리 이현승은 8회 2사에 등판했고, 9회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구자욱을 2루 땅볼로 처리했다. 두산이 무척 중요한 2승째를 따냈다.

'이용균의 가을야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⑮기세(spirit)-2015 KS5  (0) 2015.10.31
⑭막다(block)-2015 KS4  (0) 2015.10.30
⑫바람(wind, hope)-2015 KS2  (0) 2015.10.27
⑪벗어나다(out of)-2015 KS1  (0) 2015.10.26
⑩배짱(gut)-2015 PO5  (0) 2015.10.24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