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이종범, 그에게 야구는 노력이었다.

야구멘터리 2012. 4. 5. 19:01

경향신문 이석우 기자

데릭 지터는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인터뷰에서 You don't have to have talent for effort 라고 말했다. 지터에게 야구는 노력이었다. 그리고 한국 프로야구는 5일 한 명의 선수를 전설로 남겼다. 이종범은 자신의 등번호 7번을 내려놓았다. 일본에서 돌아온 이후 이종범은 줄곧 외야수로 뛰었지만, 이종범을 기억하는 많은 이들은 여전히 그를 사상 최고의 '유격수'로 기억한다. 그는 1997년 한국시리즈에서 '야구는 혼자서도 이길 수 있는 종목'임을 증명했다. 그리고 이종범은 은퇴 기자회견에서 '내게 있어 야구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데릭 지터였다고, 나는 여전히 생각한다. 


- 언제까지 야구를 하고 싶었나

“스프링캠프 동안 몸무게를 81㎏에서 76㎏까지 뺐다. 정말 열심히 했다. (개막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엔트리에 포함됐다하더라도)4~5월이 지나서 내가 주전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구단에 얘기해서 은퇴 시기를 잡으려고 했다.”


- 선수 생활에서 가장 기억나는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이 있다면

“신인때(1993시즌) 멋모르고. 시즌 치르고 한국시리즈 우승 했던 것이 가장 기억나는 순간이다. 국가대표로서 2006년 wbc 일본과의 경기에서 2루타를 때렸던 것도 기억난다. 가장 아쉬운 게 있다면 역시 일본에서 팔꿈치 부상당한 것과 국내 복귀해서 얼굴에 공을 맞아 다쳤던 것.”


- 제2의 인생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힌다면

“지금 현재는 이렇다할 계획은 없고. 오늘로서 선수 생활 은퇴 시점. 오늘 이 시간부터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스스로 잘 생각해서. 주변 사람 조언 잘 듣고. 추후 어떤 일을 해야지 한국프로야구에 도움이 되는지. 후배, 팬들에게 사랑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잘 생각해서 선택하겠다.”


- 야구와 무관한 일을 하게 되는지.

“1979년 3월부터 야구시작했다. 33년했고, 34년째다. 배운게 야구밖에 없는데. 야구 밖의 일 아니다. 야구 관계 일 하겠다. 사업 같은 거 절대 하지 않겠다. 야구 외 일 생각해 본 적 없다.”


- 지도자로서의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많은 감독님들 모셔봤다. 김응용, 호시노, 김성한, 유남호, 서정환, 조범현, 선동열 감독님들. 그 분들 보면서 많은 감독님들이 지도하는 방식 선수단 관리하는 방식 많이 느꼈다. 그 분들이 좋은 점 많이 배워서. 그 모든 것들 잘 장점 살려서, 제가 잘 하려 한다면, 보다 더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특히 선수의 마음, 코치의 마음, 구단의 마음을 잘 헤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그런 것들이 곁들여져야만이 성적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지도자 가는 길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


- 여러 팬들이 은퇴 경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은퇴경기라는 걸 봤다. 생각도 해 봤다. 그런데 시즌 중에 지금 현재, 개막하는데, 성적도 중요한데 은퇴 경기 의미도 있지만 차라리 경기에 집중하는 건 후배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경기 끝나고 하든, 중간에 하든 은퇴 경기 보다는 은퇴식이 좋다. 은퇴 경기는 우리 팀도, 상대팀도 지루하고 그런 것들이 있다. 은퇴 경기는 못하고, 은퇴식만 하겠다고 구단에 말씀드렸다. 팬들께서는 이 점 양해 부탁드린다.”


- 은퇴식, 누구초대하고 싶은가.

“소중한 분들, 몇 명될지 모르겠지만 전화해서 상의드리고 오신다면 다 초대하고 싶은데, 지금부터 잘 생각해봐서 결정해야 할 것. 시기가 늦어질지도 모르겠지만 야구에 도움이 되신 분들 초대하고 싶다”


- 소중하게 생각하는 기록이 있다면

“나는 홈런 타자 아닌 팀에 있어서 득점을 내야 하는 타자였다. 팀이 1점을 뽑기 위해서, 그 1점을 위해 반드시 홈으로 들어와서 득점을 시킬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한 시즌 도루 84개 가 가장 좋은 것 같다. 도루하면서 인생도 배웠다. 그 속에서 함부로 훔쳐서는 안된다는 거 느꼈고(웃음), 인생에도 도움 되고. 아들 정후가 야구 하는데, 꼭 잘해가지고 그 기록(한시즌 최다도루) 깨줬으면 하는 생이다. 정후에게 입이 마르도록 얘기하고 있다. 도루 타이틀이 가장 소중한 기록이다.”


- 후배들에게 어떤 말 해주고 싶은가.

“한국나이 마흔 셋이다. 이제 프로야구 시작한 선수들은 스무살이다. 그런데 야구는 다 똑같다. 열심히 하는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의 차이 종이 한 장. 의지와 목표 없이 하는 야구는 노동에 불과하다. 목표는 프로 들어와서가 아니라 초, 중 때 정해진 거다. 항상 꿈과 목표를 크게 잡고, 그 목표를 위해서 열심히 하는 선수가 좋은 선수. 나도 ‘이 정도면 됐다’고 훈련한 적 있다. 그 시즌은 실패했다. 유니폼을 입는 동안, 은퇴 시점까지 노력 또 노력 뿐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만족하지 말고, 4타수 3안타, 4타수 4안타 쳤다고 만족하지 말고 내일, 다음 시즌 또 생각하고 하는 게 필요하다.”


- 야구가 무엇이었나. 아내, 아들 딸에게 하고 싶은 말

“야구란 노력이었다. 노력 이상은 없다. 저는 다른 선수보다 체구 평범해. 그 체구가 작고 파워 이기기 위해서 끊임없는 노력했다. 내 장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프로야구에서 살아가는 방법 알아냈다. 야구를 통해 사회성도 길렀고, 인간관계도 가졌고, 모든 교류가 됐고. 가장 소중하고 행복한 시절이 야구선수시절이었. 앞으로도 역시 마찬가지로 전 야구선수 이종범. 체구 작지만 잘했다 소릴 듣고 싶었다. 가족들. 집사람, 정후 가연이, 너무. (눈물), 소중했습니다. 저는 행복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스런 집사람, 아들이, 딸이 잇었기 때문에. 하. 너무 고마운…” 

“저는 놀랐습니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하찮은 것일 수도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축복해 주는 것 같아서. 지도자로서 괜찮은 사람이라고 불릴 수 있도록. 조만간 운동장에서 찾아뵐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선수 아니니까. (웃음) 엎드려서 절 한 번 하곘다. 곧 돌아올 수 있도록 자신을 잘 만들겠다. 여러분들 고맙고 사랑합니다.(큰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