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 카드와 블라인드 사이드
블라인드 사이드는 영화 제목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불우한 흑인 소년이 양부모를 만나 미식 축구 선수로 성장한다는 이야기를 지녔다. 제목 그대로, '잘 보이지 않는 곳'
영화 소재인 미식축구에서 블라인드 사이드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미식축구의 공격은 쿼터백으로부터 시작한다. 모든 패스가 쿼터백으로부터 나온다. 그 쿼터백의 앞에 줄 지어서 쿼터백을 보호하는 임무를 지닌 이들이 '라인맨'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선수가 쿼터백 앞 양쪽에 위치하는 태클들이다.
쿼터백이 오른손잡이일 경우 패스를 위해 공을 오른손에 쥔다. 패스를 위해서 왼쪽 어깨가 들린다. 앞을 살피는 동안 쿼터백의 왼쪽에 '사각', 블라인드 사이드가 발생한다. 그쪽으로 상대 수비수가 돌진하면 쿼터백은 심각한 부상을 당할 수밖에 없다.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의 첫 장면, 쿼터백이 커다란 부상을 당하는 장면이 바로 블라인드 사이드를 지켜내지 못해 발생한 사고 장면이다.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사이드를 막아내는 일이 태클의 역할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팀 공격 성공을 위해서 더할나위 없이 중요한 포지션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힘이 넘치는 선수가 그 자리를 맡는다.
KBS 이광용의 옐로우카드가 폐지된다고 한다. 단언컨대, '옐로우카드'는 한국 축구와 야구에 있어서 '블라인드 사이드'를 지키는 역할을 해 왔다. 남들이 잘 보지 못하는 부분, 혹은 애써 외면하려고 했던 곳을 일부러 끄집어냈다. 미식축구에서 태클이 블라인드 사이드를 지키는 역할이었다면 '옐로우 카드'는 블라인드 사이드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지적하고 드러냄으로써 블라인드 사이드를 없앴다.
미식축구에서 태클이 중요한 이유는 공격이 시작되는 쿼터백을 보호하는 일이고, '옐로우 카드'는 블라인드 사이드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적함으로써 한국 프로스포츠의 성장과 치료를 도모했다고 자신있게 생각한다.
단지 KBS의 문제만은 아니다. KBS는 어느 샌가 '빛'과 '양지'만을 좇는 '회사'가 된 듯 하다. 그들에게 '블라인드 사이드'는 애써 외면하고 싶은 곳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국 프로스포츠, 축구와 야구에 있어서 '블라인드 사이드'의 존재는 리그를 조금씩 갉아먹는 종양으로 자랄지도 모른다. '옐로우 카드'는 그 블라인드 사이드에 어김없이 '경고장'을 날리며 200회를 채웠다. 200회가 쌓이는 동안 한국 축구와 야구는 어느 정도 발전했고, 성장했다고 자부한다.
프로그램의 참가로서가 아니라 한국 프로스포츠 관계자로서, 아니 시청자로서 말한다.
옐로우 카드의 폐지를 절대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