⑭막다(block)-2015 KS4
노경은은 최고의 피칭을 팀을 구했다. 사실상 4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두산 선발 이현호는 1번 구자욱을 상대로 던진 공 6개 모두가 직구였다. 씩씩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볼넷에 이어 배영섭에게 안타를 맞았다. 위기에 몰렸다.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 나바로가 들어섰다. 3구째 슬라이더가 밋밋했고, 나바로는 강하게 휘둘렀다. 3루 선상을 빠지는 타구였지만 두산 3루수 허경민이 막고(block) 서 있었다. 두산이 시리즈 들어 강하게 쓰고 있는 나바로 시프트였다. 허경민은 3루를 찍고, 1루로 던져 병살 플레이를 완성했다. 삼성의 경기 흐름은 1회부터 꽁꽁 막혔다.(blocked) 마치, 뭔가에 홀린 듯 경기가 풀리지 않고 있었다.
삼성 선발 피가로는 3일 쉬고 등판했다. 정규시즌 150㎞를 훌쩍 넘기던 투수였지만 1번 정수빈을 상대로 던진 가장 빠른 공은 139㎞였다. 정수빈이 가볍게 밀어 안타를 때렸다. 허경민도 139㎞직구를 때려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삼성의 1회와 같은 무사 1·2루. 두산 벤치는 3번 민병헌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선발 이현호의 무게감을 고려한다면, 타격전이 예상됐다. 기회가 왔을 때 빅이닝을 만들어야 했다. 게다가 이번 시리즈 5할을 치고 있는 민병헌이었다. 선취점을 위해 경기 흐름을 스스로 막는(block) 선택일 수 있었다. 4번 김현수의 타구는 1루 선상을 빠져나갈 듯 했다. 1루수 구자욱이 번개처럼 몸을 날려 타구를 막아냈다.(block) 재빨리 글러브로 1루 베이스를 찍어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1점 정도면 나쁘지 않다, 고 삼성 벤치가 생각했을 때 구자욱의 홈 송구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갔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삼성의 야구는 뭔가에 꽉 막힌(block) 듯 했다.
2회초, 곧장 삼성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박석민의 타구가 묘한 바운드와 함께 내야 안타로 이어졌다. 허경민의 송구가 1루수 로메로 옆으로 빠져나갔다. 베테랑 이승엽은 높은 공을 놓치지 않고 가볍게 우전안타를 만들었다. 단숨에 무사 1·3루가 됐다. 이현호의 폭투가 나오며 1점 추격. 안타, 실책, 폭투, 안타, 볼넷. 경기 흐름은 삼성을 향했다. 무사 1·2루에서 이지영의 희생번트가 나왔지만 9번 김상수가 삼진으로 불러났다. 두산 포수 양의지는 볼카운트 1-2에서 이날 첫 포크볼을 요구했고, 온 몸으로 그 공을 막아냈다.(block) 삼성의 야구가 또다시 막히는(blocked) 듯 했을 때 구자욱의 적시타가 나왔다. 몸쪽 높은 공을 기술적으로 걷어 올려 2루수 키를 넘겼다.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이제서야 야구가 풀리는 듯 했다. 앞서 실책을 저질렀던 구자욱은 1루에서 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두산의 선전은 90년생 트리오의 공수활약이 결정적이다. 앞서 박건우의 뜬공처리에 이어 9회 허경민의 홈 송구는 승리를 지켜냈다. 김태형 감독 역시 "그때는 1점을 주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역전을 허용한 두산은 투수를 노경은으로 교체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4차전은 삼성의 흐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컸다. 노경은은 길어야 2~3이닝이었다. 두산의 불펜은 엷었다. 막아내기(block) 어려울 듯 했다. 그리고, 노경은은 모든 예상을 뒤집었다.
노경은은 철벽(block) 이었다. 2회 2사에 등판해 5.2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올시즌은 물론 최근 2년 사이 최고의 피칭이 바로 이날 나왔다. 145~146㎞의 힘있는 직구에다 130㎞ 중반의 포크가 뚝뚝 덜어졌다. 삼성 타선이 꼼짝없이 막혔다.(blocked) 그 사이 타선이 점수를 벌었다. 4회 무사 1·3루, 양의지의 병살타 때 동점을 만들었고, 5회 2사 뒤 연속 안타에 이은 민병헌의 3루 강습 2루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두 기회 모두 대량득점이 가능했지만 두산 역시 공격이 막혔다.(blocked)
1점차 리드는, 아슬아슬했지만, 노경은의 투구가 모든 것을 막아냈다.(block) 노경은의 포크는 발가락이 좋지 않은 양의지가 막아냈다.(block) 6회 무사 1·2루 위기에서 최형우를 2루 인필드 플라이로 잡아냈다. 박석민의 병살타는 포크볼에서 나왔다. 8회 나바로의 타구는 잠실구장 왼쪽 폴을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노경은은 “하늘에 계신 어머니가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이 타구 직후 이현승을 올렸고, 이현승은 전날 처럼 9회 만루 위기를 막아냈다.(block) 1사 만루에서 김상수의 3루 땅볼 때 허경민이 과감하게 홈을 선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두산 팬들이 올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가장 보고 싶은 장면. 과연 2년전 3승1패에서 당한 역전패를 이번에는 극복할 수 있을까.
노경은의 호투는 발의 위치를 막은(block)데서 나왔다. 노경은은 “불펜 피칭을 하는데 오른발이 오픈 스탠스로 반 보 정도 열려 있었다. 그걸 닫으니 공을 던질 때 힘이 받았다”고 말했다.
삼성은 5회부터 차우찬을 투입했음에도 믿었던 공격이 꽁꽁 막혔다.(blocked) 김상수는 3번이나 3루에 주자를 둔 상태에서 타석에 들어섰지만 모두 득점으로 잇는데 실패했다. 최형우의 시리즈 타율은 0.118이다. 류중일 감독은 “최형우 끝까지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