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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프로야구…넌 누구냐](1) 두산 투수 성영훈

노다, 만나다

by 야구멘터리 2010. 3. 1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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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체감 구속 팀내 최고… ‘부전자전 소방수’

이용균기자



두산 성영훈(20)은 2009년 신인. 계약금 5억5000만원을 받았다. 덕수고 3학년이던 2008년 최고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졌다. 메이저리그 팀들로부터도 관심을 받았다. 성영훈은 “관심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미국에 갈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그해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대회에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가서 직접 메이저리그에 갈 애들하고 경기를 해 보니까 만만치 않겠더라고요”라고 했다.





데뷔 첫해였던 지난 시즌에는 팔꿈치 부상 때문에 시즌 막판 9경기에 나와 2승을 기록했다. 성영훈은 “팔꿈치 통증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고 했다. 성영훈은 자신의 모자 창 안쪽에 ‘팔꿈치야 제발 버텨다오’라고 매직으로 적었다. 일단, 팔꿈치는 다 나았다. 하지만 시범경기 등판 때 구속이 140㎞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두산 윤석환 투수코치는 “스피드건에 찍히는 구속과 달리 실제 타석에서 느끼는 체감 속도는 두산 투수 중 가장 빠르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영훈도 “구속은 신경쓰지 않는다. 투수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공끝의 위력”이라고 말했다. 3년 전 임태훈도 신인 때 똑같은 얘기를 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이 마음에 들어하는 면도 이 같은 성영훈의 자신감 있는 태도다.



다만 투구 밸런스에 지나치게 신경쓴다는 지적도 있다. 성영훈은 “소심한 A형에 완벽주의자라서 그런 모양”이라며 “완벽한 밸런스에서 공을 던지지 않으면 공끝의 위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시범경기 구속 저하는 이 때문이다.



“야구선수가 안 됐다면 (박)태환 형처럼 됐을지도 몰라요”라며 웃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수영선수를 꿈꿨다. 그해 가을 갑자기 학교 야구부 구경이 재밌어졌다. 수영장에 가는 대신 학교 운동장에서 야구 구경에 빠졌다. 수영복이 말랐으면 혼날까봐 학교 수돗가에서 수영복을 빨아 집에 들어갔다. 1주일 만에 부모님께 들켰다. “수영장에 안 간 것은 혼났지만 야구는 잘해보라고 하셨다”며 또 웃었다. 수영은 지금의 성영훈을 만들었다. 야구를 시작한 뒤 중학교 때부터 1주일에 3번, 1시간씩 수영훈련을 했다. 몸 전체 근육의 밸런스가 잘 갖춰진 것은 수영 덕분이다.



야구의 매력을 묻자, “헛스윙 삼진, 특히 변화구가 아니라 직구를 던져 잡아내는 헛스윙 삼진”이라며 “이건, 야구 안 해본 사람은 절대 모른다”고 말했다. 시즌 목표는 “성영훈 하면, 모두 직구를 떠올리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성영훈은 두산의 승리조 중간계투로 뛴다. 김 감독은 내심 마무리 투수 이용찬과의 경쟁 구도도 염두에 두고 있다. 상대 공격의 불을 끄는 그의 보직은 부전자전이라고 해야 할까. 성영훈의 야구 인생을 적극 지원해준 아버지 성길모씨(46)는 서울 동작소방서에 근무하는 진짜 소방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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