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2010 꿈을 향해 달린다] 수영 박태환

노다, 만나다

by 야구멘터리 2009. 12. 30. 10:37

본문

ㆍ“실패가 알려줬다. 자신감이 뭔지, 지구력이 뭔지”

이용균기자



밤사이 눈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져 제법 겨울다운 30일. 몸이 절로 움츠러드는 추운 날이지만 박태환은 어김없이 수영장을 찾았다. 수영장 물의 온도는 27도였다. 그러나 박태환이 들어간 뒤 물 속은 뜨거웠던 2008년 베이징의 여름으로 바뀌었다.




2009년 실패를 통해 자신감을 배웠다는 박태환이 태릉선수촌 수영장에서 밝은 표정으로 새해 포부를 밝히고 있다. <김창길기자>




노민상 수영 대표팀 감독은 “태환이가 확실히 달라졌다. 수영에 대한 의지가 올림픽을 앞두던 때와 비슷하다”고 했다. 박태환은 지난 24일 오전 훈련 뒤 3박4일간의 외박을 다녀온 것 말고는 연말을 몽땅 태릉에서 훈련하며 보냈다. 30일 태릉선수촌 수영장에서 만난 박태환은 어쩐지 어른이 된 것 같았다. “자신감은 실패에서 나오는 거라는 걸 배웠다”고 했다. 노(老)교수에게서나 들을 법한 멋진 말이었다.



- 2009년을 평가한다면.

“박자가 어긋났어요. 전지훈련에서 돌아온 지 보름 만에 이탈리아로 날아갔고, 날씨 적응이 잘 안됐어요. 생활리듬도 조금 어긋났어요. 훈련도 집중적으로 하지 못했고요. 단거리와 장거리를 병행하다 보니까 조금 섞인 느낌이랄까, 2009년은 그랬어요. 뭔가 조합이 잘 안맞았어요.”



- 인기가 사라진 ‘아이돌’ 같다는 평가도 있는데요.

“맞아요. 새 음반을 냈는데, 반응이 없는 가수의 느낌이랄까. 사실 관심이 많을 때는 좋기도 하지만 귀찮고, 스트레스였어요. 그런데 관심이 줄어드니까 그게 서운하기도 하더라고요. 좋은 관심도 있고, 나쁜 관심도 있는데…. 그래서 더 잘할 거예요.”



- 1년 동안 배운 게 많아 보이네요.

“인생이, 아직 이런 얘기할 나이는 아닌 것 같지만(웃음) 빠르게 지나가는 지하철 인생 같아요. 한 정거장 지나면, 또 금방 다음 정거장이 다가와요. 그 지하철에 혼자 타 있는 것 같았어요. 개인종목이고 기록경기다 보니 외롭기도 했고요. 그런데 그 지하철 안에서 제가 할 일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 지하철 인생? 그럼 몇 정거장 남았다고 봐요.

“일단 크게 세 정거장 남았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1년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그리고 2012년 런던 올림픽이에요. 다음 정거장에서는 웃어야죠.”



- 김연아랑 많이 비교됩니다. 박태환은 실패했고, 김연아는 성공을 이어간다고 하는데.

“연아는 저보다 데뷔를 먼저 했으니 운동 선배예요(웃음).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친구죠. 집중력이 대단해요. 훈련하는 걸 못 봤어도 대회에서 연기할 때 눈빛, 제스처 이런 걸 보면 알 수 있어요. 운동하는 사람끼리는 알 수 있죠. 거기서 엿보이는 자신감. 그 자신감을 만들기 위해 준비과정도 그렇게 잘해왔다는 게 보여요.”



- 연말도 없이 훈련을 하는데요, 훈련이 자신감을 만드는지요.

“자신감은요, 단지 훈련량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실패에서 나오는 거예요. 이런 경험, 저런 경험, 좋은 경험, 나쁜 경험을 다 해봐야 자신감이 뭔지 알 수 있었어요. 2009년은 그래서 많은 걸 배웠어요. 자신감? 이제 조금 생긴 것 같아요.”



박태환은 지난 호주 전지훈련에서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다. 전지훈련 막판, 100m를 100번 반복하는 훈련을 완수했다. 100m를 매번 1분15초 사이클로 반복하는 지루한 훈련이었다. 노 감독은 “마지막 5번의 100m에서 1분2초대로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마지막 100m를 58초에 끊었다”고 했다. 1만m째의 100m 58초는 희망적인 신호다. 노 감독은 “베이징올림픽을 앞뒀을 때와 비슷한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사라졌던 지구력이 돌아왔다. 2007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 때 경기 막판 대역전극을 일궈냈던 게 바로 그 엄청난 지구력이었다. 여기에 경기 운영방식과 관련한 ‘신기술’을 연마 중이다. 노 감독은 “돌핀 킥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경기 운영 방식”이라고 귀띔했다. 2010년은 다시 박태환의 해가 될 것이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