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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이 봉중근을 8회 올리지 않은 이유

한국야구

by 야구멘터리 2012. 5. 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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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제공


■봉중근을 왜 올리지 않았을까

1일 잠실 LG-한화전. 4-2로 앞선 8회말 LG 김기태 감독은 유원상을 마운드에 올렸다. 연경흠에게 좌전안타, 김태균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왼손 장성호를 대타로 냈다. 불펜에서는 봉중근이 몸을 풀고 있었다. 차명석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갔지만, 잠시 유원상과 얘기를 나눈 뒤 도로 내려왔다. 장성호 뒤에는 고동진-김경언 등 왼손 타자들이 이어졌다. 봉중근을 올리지 않았고, 결국 이대형의 호수비와 고동진의 병살타가 이어지며 실점하지 않고 막아냈다. 

결과론이지만, 왜 봉중근을 올리지 않았을까.

김기태 감독은 “2점차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원상의 구위를 믿은 부분도 있지만, 봉중근을 당겨 썼을 때의 위험성이 더 컸다는 설명이다. 김 감독은 “이미 봉중근은 9회에 올리기로 통보해 둔 상태였다”고 했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보자. 봉중근을 올렸을 때 역전을 당했을 때, LG는 유원상도, 봉중근도 잃을 수 있었다. 김 감독은 “2점차였다. 주자가 모두 들어와도 동점이었다. 유원상이 모두 책임지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게 유원상도 살고, 봉중근도 사는 길이었고, 결국 둘 다 살릴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초심은 오늘의 승패가 아니라 선수들의 마음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이대형 호수비의 비결은

8회말 장성호의 타구는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였다. 타구에도 힘이 있었다. 갈랐더라면, 1루주자 하주석도 홈을 밟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이대형은 40m를 질주했고, 이를 잡아냈다. LG 유지현 수비코치는 “장성호의 최근 타구가 너무 좋아서 전체적으로 수비 위치를 뒤로 잡아뒀다”고 했다. 이대형은 가운데 수비, 하지만 수비를 깊이 가져간 덕분에 좌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달려가 잡아낼 수 있었다. 물론, 이대형의 빠른 발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플레이다. 

■심광호가 공을 놓친 것은 오지환 때문

3-1로 LG가 앞선 6회초 김태균은 최승환의 우중간 2루타 때 홈까지 파고 들었다. 중계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며 아웃타이밍이었지만 포수 심광호가 커트맨 오지환의 송구를 뒤로 빠뜨렸다. 유지현 코치는 “오지환의 어깨가 너무 좋기 때문”이라고 했다. 잠실구장은 지난 겨울 흙을 바꿨다. 아직 잔디가 완전하게 그라운드에 박히지 않았다. 잔디 길이가 짧은 것도 이유다. 오지환의 송구가 강하기 때문에 잔디에 맞으면 미끄러지듯 가속이 붙는다. 만약 각이 크고 높은 송구가 온다면 잔디에 바운드 된 뒤 속도가 죽지만 오지환의 송구는 잔디에 맞으면 더욱 빠르게 변한다. 그 타이밍의 변화가 심광호의 미트 위치를 어긋나게 했다. 심광호는 “그래도 내가 잡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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