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벽(wall) 보다 보이지 않는 벽(wall)이 더 높고 두렵다. NC 김경문 감독은 1차전 선발 이재학이 아닌 테드 웨버를 4차전 선발로 선택했다. 부담감이라는 벽이었다. 경기 초반 흐름은 LG의 기세를 NC의 외야가 벽 처럼 막아내는 흐름이었다. 3차전에서 보여준 나성범이라는 벽(wall)이 초반 실점을 막아냈다. 2회말 무사 1·2루, 스나이더의 중전안타 때 2루주자 이병규(7)는 홈을 노리지 못했다. 베테랑 유격수 손시헌이라는 내야의 벽(wall)과 함께였다. 1사 뒤 최경철의 3유간 깊은 타구는 유격수 손시헌이 백핸드가 아닌 정면에서 잡아냈고 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플레이로 연결했다. 흐름을 빼앗는 수비의 벽이었다.
3회말 무사 1·2루에서는 수비진 전체가 벽(wall)으로 기능했다. 투수가 공을 던지는 순간 유격수 손시헌은 2루 베이스 위로 뛰었다. 피치아웃에 이은 포수 김태군의 송구가 정확했다. 그리고 수비로 할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였다. 수비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어쨌든 타구가 만들어져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어야 했다. 김성근 감독이 마무리 투수의 제1조건으로 배짱도, 삼진능력도 아닌 제구를 꼽은 것은 이 때문이다. 웨버는 좀처럼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지 못했다. 이병규(7)는 볼카운트 3-1에서 한가운데 공을 놓치지 않았다. 드디어 NC의 수비벽(wall)이 뚫렸다. 반면, 4회초 이호준의 타구는 잠실의 먼 벽(wall)에 막혔다. 경기의 흐름이 바뀌었다. 한 번 뚫린 벽은 걷잡을 수없이 무너졌다. 155㎞ 연투를 보였던 원종현도 거센 LG의 물살을 막아낼 수 없었다.
그 물꼬를 터낸 것이 이병규였다. 이병규가 무너뜨린 것은 NC의 외야수비벽, LG의 막혔던 경기 흐름만이 아니었다. 이병규는 동명의 선배 이병규라는 벽(wall), 자신의 이름앞에 붙은, 구별을 위한 각종 수식어, 오랫동안 자신을 옭아맨 유망주라는 벽(wall)도 모두 깨뜨리고 부쉈다. 이제 이병규는 수식어가 필요없는 LG의 4번타자가 됐다.
NC는 경험이라는 벽(wall)에 부딪혔다. 부담감이라는 벽(wall)에 부딪혔다. 하지만 자신을 가로막는 벽(wall)은 머지않아 자신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방패가 된다.
PS. 이제 장벽(wall) 너머 진짜 거인이 진격을 기다리고 있다. 넥센 이즈 커밍.
⑥깨뜨리다(break)-2014 PO2차전 (0) | 2014.10.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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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너무 빠른(fast)-2014 PO1차전 (0) | 2014.10.27 |
③홈(home)-2014 준PO3차전 (0) | 2014.10.24 |
②떨어뜨리다(drop)-2014 준PO2차전 (0) | 2014.10.22 |
①변화(change)-2014 준PO1차전 (0) | 2014.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