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저녁 목동 구장은 쌀쌀했다. 가뜩이나 늦은 가을야구, 겨울이 성큼 다가온 듯 했다. 그래도 넥센 서건창과 박동원은 반팔 저지를 입고 그라운드에 나왔다. 그리고 마운드 위. 헨리 소사 역시 반팔 차림이었다. 20승 투수를 제치고 1선발로 나선 터였다. 공이 무시무시했다. 소사의 최고 구속은 무려 158㎞였다. 씩씩했지만 공이 너무 빨랐다.(fast) 오버페이스였다. 이닝이 지날수록 공의 위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결국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1차전이어서였을까. 날씨 때문이었을까. 성급함의 연속이었다. 넥센이 박헌도의 PS 첫 타석-안타-타점 콤보로 1점을 얻은 2회말 1사 만루, 박동원 타석 때 초구 바깥쪽 볼에 나광남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역시 너무 성급했다(fast). 결국 삼진. 3회 2사 1·2루 김민성도 바깥쪽 볼에 스트라이크 콜이 울려퍼졌다. 나광남 주심의 이름이 포털 검색어 순위에서 빠르게(fast) 순위를 올리고 있었다.
3회초 모두가 너무 빨랐다. 연속 볼넷 무사 1·2루. 김용의의 투수 앞 땅볼 때 2루수 서건창은 너무 빨리(fast) 판단하고 1루 대신 2루 베이스를 향했다. 소사가 공을 잡았지만 어디에도 던질 수 없었다. 무사 만루, 박용택의 타구는 좌익수 박헌도가 너무 빨리(fast) 포기했다. 잡을 수 있던 타구였다. 이병규(7)의 좌중간 안타 때 너무 빠른(fast) 판단들이 동시다발 이뤄졌다. 김용의는 태그업 플레이를 머릿속에 넣어뒀고, 이를 본 최태원 3루코치는 홈 승부가 무리라고 속단했다. 3루 멈춤 사인을 박용택은 너무 일찍(fast) 봤다. 이어지는 ‘고 홈’ 사인 판단이 늦었다. 김용의는 홈에서 아웃됐고, 이병규는 너무 빨라(fast) 추월했다. 5점이 2점으로 줄었다.
넥센 벤치는 5회 1사 1·3루, 조상우를 올렸고, 8회 마무리 손승락을 올렸다. 너무 빠르다(fast)고 여겨졌지만 이 승부가 결정적이었다. 6회 연속 대타작전 역시 너무 빠른(fast) 느낌이었지만, 희생번트와 역전 스리런으로 완성됐다. 8회 대주자 유재신 역시 무척이나 빨랐다(fast). 유원상의 폭투 때 2루에서 홈까지 달렸다.
반면 LG는 투수교체가 늦었다. ‘한 명만 더’가 타이밍을 놓쳤다. 우규민의 타구 부상이 아쉬웠다. 조금만 덜 아픈 곳에 맞았더라도 1루 송구가 가능했다. 정찬헌 때 최경철의 패스트볼(passed)이 나왔을 때, 사구가 나왔을 때 교체가 필요했다. 지나고 나면(passed) 모든 것은 아쉽다.
빠른(fast) 승부로 넥센이 1차전을 따냈다. 경기가 끝났을 때 SBS 이화영 PD는 경기장면 스케치와 함께 엔딩곡으로 ‘그대에게’를 흘렸다.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 그는 빨리(fast), 너무 빨리(too fast), 지독하게 빨리(fxxk fast) 세상을 떠났다(passed away). 굿바이 마왕.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언젠가 다음 세상에서도 내 친구로 태어나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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