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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프로야구… 넌 누구냐](3) LG 오지환

노다, 만나다

by 야구멘터리 2010. 3. 2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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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잡을 때도 때릴 때도 ‘생각하는 유격수’

이용균기자



손은 돌덩이처럼 딱딱했다. 훈련을 하지 않으면 불안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된 객지 생활. 할 일이라고는 야구밖에 없었다. LG의 2년차 유격수 오지환(20)은 박박 깎은 머리 밑 이마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었다. “조성환 선배 타구였는데, 마지막 순간 튀어올랐어요. 어휴, 그래도 잡았어야 했는데”라며 반창고를 매만졌다. 지난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 타구에 맞았다. 공은 2루수까지 굴러갔다. “아프기보다는 창피했죠.” 신인 유격수는 그렇게 자라는 법이다.



오지환은 “야구가 제일 재밌을 때는 머릿속에서 그린 대로 플레이가 이뤄졌을 때예요”라고 말했다. 강한 땅볼 타구를 잡으러 움직이는 동안 주자들의 움직임을 머릿속에 그린 다음, 원하는 곳으로 송구한다. “그건 3루일 때도 있고, 1루 또는 2루일 때도 있잖아요. 머릿속 생각이 현실이 되고, 아웃으로 연결됐을 때의 쾌감. 그런 게 무척 좋아요”라며 “타석에서도 노리는 공이 들어오고, 그걸 때렸을 때의 쾌감. 야구는 어려운 종목이잖아요”라고 말했다.



오지환이 좋아한다는 ‘생각하는 야구’는 LG의 신임 박종훈 감독이 추구하는 야구와도 맞닿는다. 그래서였을까. 오지환은 일찌감치 LG의 주전 유격수로 낙점받았다.




군산초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오지환이 ‘작은아버지’라고 부르는 충주 성심학교의 박상수 감독이 글러브를 쥐여줬다. 중2 때 서울 자양중으로 전학왔다. 야구 유학의 시작. 당시 자양중 감독이었던 신경식 두산 코치와 함께 숙소에서 생활했다. “엄마 보고 싶을 때가 많았어요”라는 오지환은 아직 소년 티를 벗지 못했다. 라이벌 유격수였던 충암고 이학주가 시카고 컵스를 택했을 때, 그가 메이저리그로 따라나서지 않은 것도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객지 생활이 싫었던 게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자신감은 신인의 특권이다. “공을 맞히는 건 정말 자신있다”고 했다. “그래서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더 자신감이 생겨요”라고 했다. 오지환은 실제 시범경기 안타 5개 중 4개를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때렸다.



“오지환 하면, ‘슬라이딩’이 떠오르도록 하고 싶어요”라고 했다. 주루든, 수비든 온몸을 날리는 허슬 플레이가 목표다. 시즌이 끝날 때쯤, 오지환의 포털사이트 연관검색어는 ‘슬라이딩’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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