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
공은, 흰 꼬리를 남기며 잠실구장 좌중간 담장 너머를 향하고 있었다. 3만명이 가득 들어찬 잠실구장은, 거짓말처럼, 아주 잠시 동안, 침묵에 빠졌다. 모든 게 멈춰버렸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만화영화 이상한 나라의 폴처럼, 모두가, 제자리에서 멈췄다. 그리고, 잠시 후. 공이 남긴 하얀 무지개가 잠실구장에 걸렸다. 그때, 마법이 풀렸다. 3만명 중 적어도 2만명은 그 순간 그 자리에서 모두들 펄쩍 뛰어올랐다. 백네트 뒤에 있던 KIA 관계자들은, 우사인 볼트 보다 빨랐다. 그때. 모두들 뛰고 있었다. 가슴은 더 뛰고 있었다.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홈런이었다. 1951년 뉴욕 자이언츠 바비 톰슨의 홈런이, ‘세계에 울려 퍼진 한 방’이었다면, 나지완의 이 홈런은, ‘한반도에 울려 퍼진 한 방’이었다. 확..
위대한 승부
2009. 12. 21.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