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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선두 SK ‘최선의 공격은 수비’

베이스볼라운지

by 야구멘터리 2012. 4. 1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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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는 1998년 창단 이후 2007년까지 만년 꼴찌팀이었다. 10시즌 동안 평균 97패를 기록했다. 평균 승률이 0.401밖에 되지 않았다. 새로 생긴 팀이라는, 선수층이 얇다는 약점 외에도 탬파베이는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었다. 창단 구단주의 잘못된 운영 때문에 야구에서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수비 능력을 지나치게 홀대했다. 


당시 유행했던 오클랜드 빌리 빈 단장의 ‘머니볼’을 잘못 이해했다. 출루율이 좋은 선수를 좇다 보니 수비 능력을 따지지 않았다. 신생팀으로 팬들의 관심을 끌 만한 ‘노장 스타’를 비싼 돈으로 데려오면서 또다시 수비를 홀대했다. 최근 번역 출간된 <그들은 어떻게 뉴욕 양키스를 이겼을까>에 따르면 2007년 탬파베이의 수비 효율성(DER)은 1954년 이후 메이저리그 모든 팀 중 최악이었다. 또 다른 수비 통계 UZR(ultimate zone rating)에서도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2번째로 나쁜 기록을 달성했다. 



탬파베이는 2007년 수비 대붕괴 시즌 이전부터 운영팀에 수비만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통계전문가들을 배치했다. 자신들의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구축했고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의 숫자들을 새롭게 조직하고 통합했다. 이 같은 노력은 조 매든 감독의 경기 운영과 맞물리며 탬파베이를 변화시켰다. 탬파베이는 전통적인 시프트 대상인 왼손 거포들뿐만 아니라 밀어치는 타자들인 J D 드루, 체이스 어틀리 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시프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2008시즌부터 평균 92승 팀으로 거듭난 탬파베이는 2010시즌에는 수비를 통해 시즌 중반까지 60점을 덜 실점하는 팀으로 바뀌었다. 


2012 한국 프로야구의 초반 키워드도 ‘수비’다. SK는 16일 현재 6승1패로 1위다. 팀 방어율이 무려 1.86으로 압도적이다. 김광현, 송은범이 빠진 상태에서도 탄탄한 마운드를 구축한 것은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 덕분이다. SK 마운드의 투수 통제 방어율(FIP)은 4.21로 리그 꼴찌 수준이다. FIP는 수비 공헌을 제외하고 투수 자체의 능력만을 따지는 방어율이다. 


전임 김성근 감독이 다져놓은 수비력에 이만수 감독과 조 알바레즈 코치가 주문하는 ‘압박 시프트’가 톡톡히 효과를 내고 있다. 리그 왼손 타자를 대상으로 3루수를 유격수 쪽으로 옮겨놓는 시프트는 SK 마운드의 왼손 타자 피안타율을 0.144로 묶었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은 0.95밖에 되지 않는다. 주자가 있을 때 SK의 왼손 상대 수비력은 피안타율 0.094, WHIP 0.77로 더욱 떨어진다.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자랑하는 3루수 최정 한 명 때문만은 아니다. DER에 있어서 SK는 0.789로 리그 평균 0.683을 훨씬 상회한다. 파울라인 안에 떨어진 인플레이 타구를 그만큼 많이 아웃으로 처리했다는 뜻이다.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전통적 격언이 바뀌어야 할 때다. ‘최선의 공격은 바로 수비’다. 롯데의 수비 효율은 지난 시즌 0.664에서 올 시즌 0.717로 높아졌다. 두산의 주춤과 한화의 부진은 각각 0.585, 0.652의 DER 때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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