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봄이 왔고, 야구꽃이 만발했다. 이틀 동안 개막 7경기에서 홈런 14발이 쏟아졌다. 첫선을 보인 외국인 타자 7명 중 5명이 홈런을 신고했다. 전체 홈런의 36%를 외국인 타자들이 때렸다.
홈런이 늘어났고, 점수도 폭등했다. 7경기에서 70득점이 나왔다. 경기당 홈런이 2개씩이었고 점수가 10점씩이었다. 팬들의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안타는 무려 122개가 쏟아졌다. 비록 2경기뿐이지만 넥센의 팀 타율은 3할1푼5리, 팀 장타율은 0.479다.
그런데 이 화끈한 공격야구, 환영하기만 하면 될 일일까. 2014 프로야구, 정말 안녕들 하십니까.
타선이 폭발하면 마운드는 흔들린다. 두산의 팀 방어율은 8.50이다.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선발투수 방어율이 9.00이고, 구원투수 방어율이 8.00이다. 이름값과 유명세가 상관이 없었다. 두산 불펜진은 점수차가 많이 난 상황이었다 하더라도 각자 이름값을 하지 못한 채 점수를 자꾸 더 내줬다. 지난해 구원왕 손승락(넥센)은 첫 등판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SK 구원진의 방어율도 7.71이나 됐다. 7경기가 끝난 가운데 리그 전체 방어율은 4.46을 기록 중이다.모든 점수가 안타로 나온 것도 아니었다. 실책은 7경기에서 12개나 쏟아졌다. 수비 잘한다던 두산은 2경기에서 실책을 4개나 저질렀다. KIA도 3개를 더했다. 경기당 1.71개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실책 숫자는 1.27개였다.
자칫 ‘리그의 질적 하락’이 우려되는 기록이다.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시즌을 앞두고 “전체적으로 타자들의 기술이 좋아졌고, 외국인 타자들의 가세로 중심타선들은 힘이 생겼다”면서도 “9개 구단 전체적으로 투수진의 안정감이 떨어진다. 투수력이 떨어지면 야구 수준이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현 해설위원도 “기본기, 베이직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아직 위기 속에 있다”고 말했다. 안경현 해설위원도 “농담처럼, ‘저 선수는 정말 좋은 후배 뒀다’고 얘기한다. 아직도 계속 주전하고 있으니 하는 얘기다. 주전들의 자리를 위협할 만한 신인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백업 선수들, 대체 선수들을 만드는 데 각 팀들이 노력했지만 여전히 포지션이 편중된 팀들이 있다”고 말했다. 자칫 팀 전력의 밸런스가 와르르 무너질 위험성이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긍정적인 요소도 많다. 김정준 위원은 “승패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진짜 야구가 펼쳐진다”고 했고, 김재현 위원은 “류현진·추신수의 성공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이순철 위원은 “외국인 타자들과의 경쟁이 국내 타자들을 더욱 성장시킬 수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날씨가 좋다. 야구하기 좋은 날씨다. 승부가 치열하다. 첫 이틀 동안 6팀이 1승1패를 나눠가졌다. 전력 평준화는 노력과 경쟁을 통한 리그 전력 상승을 낳을 수 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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