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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인터뷰의 저주?

베이스볼라운지

by 야구멘터리 2012. 6. 1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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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팀의 홍보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이었다. “왜 우리 팀 선수들은 방송 인터뷰만 하면 성적이 떨어질까요”라고 답답해했다. 방송 인터뷰를 하면 주목받게 되고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들 수도 있다. 성적이 좋아져야 할 것 같은데 묘하게도 인터뷰만 하면 그날 경기에서 무안타로 떨어진다. 부진이 며칠 이어진다. 해당 프로그램의 ‘저주’라는 농담이 오고갔다. 


 홍보관계자는 “우리 선수들이 ‘배짱’이 부족한 것 같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럴지도 모른다. 인터뷰에 따른 주목,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악순환.‘배짱’은 야구에서 성적 부진을 설명하는 ‘전가의 보도’다.



 정말 ‘저주’가 있는 것일까. <야구의 심리학>은 ‘2년생 징크스’에 대해 단순히 ‘평균 회귀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특정 해에 아주 좋은 성적을 낸 선수는 이듬해 성적이 떨어지는데 이게 심리적 부담감 때문이라기 보다는 해당 선수가 가진 ‘능력 수준’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올해 잘하면 내년에 못하는 것은 그 선수가 ‘배짱’이 없어서가 아니라 평균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야구는 평균이 지배하는 종목이다.


 ‘저주’도 마찬가지다. ㄱ선수에 대해 방송 인터뷰를 하는 이유는 그 선수가 ‘요즘’ 굉장히 잘 하기 때문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예전에는 성적이 좋지 않았던 선수일수록 팬들의 관심이 높다. 인터뷰를 할 이유가 늘어난다. 그런데, 인터뷰를 하고 나면 그 선수의 성적이 떨어진다. 사실, ‘떨어진다’기 보다는 평균으로 회귀했을 가능성이 높다. 야구 선수의 성장은 매일 더 잘하는 상승 그래프를 닮지 않는다. 오르락 내리락을 거치면서 긴 주기를 갖고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인터뷰의 저주’는 그 선수의 배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요즘’, ‘너무’ 잘했기 때문이다.


 성적이 떨어진 팀이 쓰는 또 하나의 ‘전가의 보도’가 코칭스태프 교체다. 한화는 5월12일 코칭스태프를 대폭 교체했다. 교체 전 10승17패, 교체 후 10승1무14패로 조금 나아졌다. KIA는 더 일찌감치, 4월25일 투수코치를 교체했다. 교체전 팀 방어율은 5.60이었다. 교체후 팀 방어율은 3.77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삼성(3.73)에 이어 2번째로 낮은 방어율이다. SK는 5월30일 타격 코치를 교체했다. 이전 팀 타율 0.252는 교체후 0.256으로 조금 올랐다. 


 2군으로 강등된 코치는 ‘죄인’ 마냥 고개를 숙이기 일쑤다. 공교롭게도 코치 교체 이후에 팀 성적은 올라간다. 하지만 ‘바꾸면’ 올라간다는 것은 ‘인터뷰의 저주’ 처럼 일종의 착시 현상일 수도 있다.


 두산은 5월21일 이토 쓰토무 수석코치가 타격 코치를 겸임하는 형태의 개각이 있었다. 팀 타율은 오히려 0.266에서 0.261로 떨어졌다. 뜬공/땅볼 비율은 0.91에서 0.77로 떨어졌다. 물론 이 또한 섣불리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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