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스포테인먼트’ 유감
야구는, 일단, 독일 철학자 칸트가 좋아할 만한 종목은 아니다. 야구 경기 도중 칸트가 말한 대로 “네 의지의 격률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되도록 행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야구는 ‘속임수’가 일상적인 종목이다. 벤치에서, 3루 코치가, 포수가 복잡한 수신호로 ‘사인’을 내는 것은 상대가 알아채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다. 투수는 다리를 들어올리는 타이밍을 조절하며 타자를 속인다. 변화구 역시 타자를 속이기 위한 공이다. 모든 스포츠에서 작동하는 목표란 해당 종목의 참가자들이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에 박혀 있는 장애물이나 비능률성을 극복하는 과정이다. 규칙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장애물·비능률성을 극복하는 기술을 연마해 겨루는 것이 스포츠다. 중력이라는 장애물을 딛고 규칙 안에서 가장 높..
베이스볼라운지
2015. 7. 13. 21:00